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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원, 미래도시의 인사이트를 찾아 상하이를 거닐다
2018-08-19

어촌도시였던 상하이는 1990년 상하이 개발 계획, 2013년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 설립 등 중국 개혁개방의 주요 거점으로 기능하며, 짧은 기간 동안 세계적인 금융 메카로 빠르게 변모했다. 일명, ‘황푸강의 기적’. 판자촌, 부두, 농촌이 금융중심지로 바뀌고, 100년 이상 운영된 공장지대가 미술관이 모인 아트 허브로 탈바꿈했다. 황푸강 서쪽은 근대화를 상징하는 구시가지가, 강 동쪽 푸동은 신시가지로 고층건물들이 거대한 마천루를 형성한다.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이한 중국의 ‘미래지향적 정책'의 테스트 보드로 여전히 지목되는 상하이. 시대적 요구와 역사적 사명에 따라 천지개벽의 변화를 겪고 있는 이곳으로 제로원 크리에이터들이 리서치 필드 트립을 떠났다.

2018년 5월 23일, 제로원 크리에이터 15인은 2박 3일 여정으로 상하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여행 목적은 각자의 방식으로 미래도시의 인사이트를 탐색하고, 진행 중인 개별, 팀별 프로젝트를 고도화시킬 것. 이와 동시에 상하이 도시재생 프로젝트와 예술 커뮤니티 케이스스터디를 진행할 것. 3인의 리서치 매니저의 동행하에 일정은 특별한 제약 없이 진행됐다. 현지의 의식주를 직접 경험하며, 서울의 미래상을 찾아 서로 다른 시선을 교환했던 시간, 상하이 리서치 필드 트립을 되돌아본다.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공통적으로 찾은 곳은 2008년에 문화 특구로 지정된 웨스트 번드 지역이다. 이곳엔 여러 미술관과 박물관이 들어서 있고, ‘ART021’, ‘West Bund Art & Design’ 등 국제적인 예술행사가 1년 내내 활발히 열린다. ‘유즈 미술관(Yuz Museum)’을 방문하여 랜덤 인터내셔널의 ‘Rain Room’과 신작을 관람한 룸톤은 “이번 리서치 트립의 경로를 ‘경험’이라는 키워드로 설정하였다. 파사드가 발달된 도시 풍경, 그 안에 열리는 거대한 스케일의 미디어 전시, 잘 디자인된 경험은 VR 기술로 관객 중심의 인터랙션을 설계하는 새 프로젝트에 양분이 되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황문정, 옥정호, 김나희로 이루어진 핑크네이션 팀은 국가 건설 프로젝트를 위한 영토 개념과 국가 수립의 기초지식을 습득하고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방문했다. 계획대로 Shiliu Pu 원단 시장에서 핑크색 의상과 소품을 구입한 뒤 임시정부에서 프로젝트 연계 촬영을 진행하고, 향후 전시 디스플레이에 활용할 임시정부 미니어처 구성도 눈여겨보았다. 한편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를 택한 크리에이터들도 많았다. 이동 공간의 낯선 감각을 고민하던 조호영은 감각적인 스토리텔링으로 관객을 유입하는 특유의 연출 방식을 분석했다. 관객의 기호, 동선은 물론 4K 돔과 같은 미디어 기술도 주요 관찰 대상이었다. 김성백 역시 스피커로 조성된 울타리가 만드는 입체적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사운드가 조성하는 공간, 어트랙션의 배치 등을 인상 깊게 보았다. 과감한 스케일에서 보이는 해외 자본력과 공권력의 폭력성을 감지한 김정태는 같은 공간에 대한 다른 시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시적 도시 관찰자로서 서점, 시장, 골목 등을 거닌 대다수의 크리에이터들은 버스 이동 중에도, 주거 구역에서도 흔히 보이는 돌출형 빨랫대와 공유 자전거, 전기바이크, 전기차가 일상화된 풍경을 특히 인상 깊게 여겼다. 이장원은 “국가 주도로 공간이 상품처럼 생산되는 도시지만, 곳곳에 튀어나와 있는 빨랫대와 널린 빨래들은 이색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하다. 빨래를 통해서 인간과 도시의 관계를 진지하게 풀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리뷰를 남겼고, 양숙현은 “상해는 소음이 없다고 느꼈다. 서울이랑 완전히 다르다. 환경오염을 경계한 엄격한 국가 통제로 전기차, 오토바이가 매우 흔하다. 조용하다 보니, 도시라는 공간이 다르게 체험된다.”라고 말하며 서울의 현주소와 비교했다.

상하이는 급격히 근대화를 겪은 아시아 국가 도시들의 과거와 미래를 담고 있다. 인류의 역사가 증명하듯, 급격한 기술 발전은 필연적으로 도시의 변화를 초래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과연 도시는 또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향후 100년 뒤 상해를 내다보며, 서울의 미래와 교차해 본 시간. 제로원 크리에이터들은 도시에 드러나는 국가권력의 이미지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수천수만의 사람을 품고 떠나보내는 도시의 데이터들은 개인의 삶과 얼마나 깊고 다양하게 얽힐 수 있을지, 일상의 레벨에 적용된 테크놀로지는 삶의 패턴을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킬 것인지, 여행 후 솔직한 고민들을 공유했다. 서로의 다른 생각과 가치관, 아이디어, 경험이 교류했던 경험이 제로원 프로젝트에 어떤 모습으로 반영될지 기대를 갖고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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