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스트 회르트너(Horst Hörtner) /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퓨처랩 대표이사
예술은 호기심으로의 열린 초대이다.
2013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가 큐레이션 한 프로젝트 제네시스 전시회에 참여했던 페트리샤 피치니니의 “더 리스너(The Listener)”라는 작품을 예로 들어보자.
이 전시회는 매우 복잡한 분야이며 많은 이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합성 생물학이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사람들은 이 분야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다. 이 전시회에 방문한 사람 중 “더 리스너”라는 작품에 즉각 반응을 보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들은 모두 작품을 보고 전시회의 전체 주제에 대해 관심과 호기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더 리스너”는 매우 친숙한 수준에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예술 작품이다. 그 작품의 힘은 도발적인 생명체가 아니라 정확하고 신중한 커뮤니케이션 계층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에 여러 생물들이 혼합하여 “어린애 같은 특징들”을 담았을 뿐만 아니라 “더 리스너”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가는 즉각 스토리를 만들고 이 생명체에 임무와 “기능”을 부여했다.
“기능적 생명체의 의미는 인간의 좋고 싫음에 대한 가장 낮은 수준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다.” 이는 윤리적 측면에서 인공 생명체의 도전을 다룬다. “우리가 사회로서 이러한 미래를 허용해야 하는가?” 초반에 “좋고” “싫음”과 같은 감정적인 반응에서 사회적 도전과제와 우리 사회의 윤리적 기준에 대한 질문으로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이러한 소통은 어린이, 은퇴한 사람들, 대학 직원, 노동자들과 이루어진다. 즉 학력 및 연령 수준에 상관없이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
예술은 경험으로의 열린 초대이다.
“커뮤니케이션 계층”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는 바로 아르스 일렉트론이다가 전시한 설치물이다. 아트 앤 사이언스(Art & Science) 전시에서 선보인 소이치로 미하라의 “벨(Bell)”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점점 많은 기술이 사용되는 환경에 우리 사회가 적응할 필요성과 능력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새로운 환경 현상을 전통적인 풍경종의 개념에 통합한 것을 바탕으로 한다. 유리 실린더가 떨리고, 유리 케이싱 내부의 유리 구에 부딪히면서 우리가 보고 듣는 소리는 바람에 의한 것이 아니라 케이스 내부의 가이거 계수기에서 읽히는 방사능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 환경에 존재하는 방사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아름다운 작품의 모습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전 세계가 원자력의 미래에 관심을 집중했다는 사실은 지구의 자연적 환경에서 증가하는 기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적응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 작품을 보고 들으면서 위에서 언급한 모든 것들은 경험이 되고, 이러한 경험은 아시아 문화 또는 사회에 국한되지 않는다. 예술의 커뮤니케이션 계층은 문화를 초월한다. 예술은 사물 또는 개념을 설명하지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도록 할 수 있다.
이러한 정교한 “커뮤니케이션 계층”을 랩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통합하면 프로젝트 결과에 긍정적인 이점이 생긴다. 그 이점은 바로 접근성이다. 아트 씽킹은 랩의 미래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며, 미래의 랩은 작업과 프로젝트 결과에 접근성을 제공하는 제공자 역할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확신을 갖기에는 추측에 기반한 것이지만,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 추측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프로젝트 결과에 접근성을 제공하는 랩의 역할에 대한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또 다른 요소가 있다.
미래 도전과제 중 상당수(지구 온난화, 지구 이주 흐름, 금융위기 및 기타 불확실성의 원인)가 가진 공통점은 바로 이러한 현상이 이해하기 힘들고,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이러한 과제들에 대해 접근하기가 무척 힘들다. 개인들은 이러한 현상들을 이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특정 도전과제와 그 결과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를 관리하기는커녕 입수하기도 힘들다. 이러한 문제들은 개인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은 그러한 문제의 영향과 원인의 상관관계를 추측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이러한 요인들이 서로 연관성이 있고, 추적하기에는 인과관계가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글로벌 커뮤니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면서 실패하거나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모든 학문분야와 하위 분야에서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하며, 방대한 규모의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하이퍼오브젝트(Hyperobjects)
이러한 현상의 결과는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을 초월한다. 예를 들어 전 세계적으로 2,500만명의 난민이 이동하는 것의 의미를 한 사람이 경험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한 사람이 모든 난민 수용소를 방문하더라도 지중해 바다에 있는 한 사람의 비극을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막 침몰한 배와 같은 단편적인 사건들만 경험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초점을 두고 있는 전 세계 이주 흐름 및 그 결과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우리의 지각을 넘어서는 이러한 도전과제는 티모시 모튼의 저서 하이퍼오브제트(Hyperobjects)에서 설명한 개념이며 우리는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이 그러한 결과에 둘러쌓여있다.
도전과제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학제를 초월하는 접근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이퍼오브젝트를 다루는 것은 힘들다. 그리고 여전히 무언가를 해결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저 우리가 실제 다루고 있는 도전과제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움직임에 불과하다. 하이퍼오브젝트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도전과제로 하이퍼오브젝트는 분명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랩은 학제를 초월한 협력일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하이퍼오브젝트에 대한 작업을 시작하는데 있어 롤모델로 활용될 수 있다.
작업을 글로벌 사회의 많은 부분을 포함하는 프로세스로 이해한다면, 우리 사회의 교육은 미래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전과제의 특성 때문에 설명을 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그것을 경험하는 것은 가능하다. 경험을 하게 되면 커뮤니케이션의 계층을 마스터 하는 것을 미래 가치가 큰 하나의 전문지식의 형태로 만든다.
우리 세대의 미래의 특징인 불확실성과 불안전성은 이러한 랩에게 있어 위협과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과학 기술 연구에서 제안한 바와 같이 우리 사회를 “고객”으로 포함시키고 “연구 분야에 영향을 받는 사람”을 연구 팀에 포함시키는 것이 과학 및 연구의 희망적인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랩의 미래에서 다양한 청중을 참여시키는 것이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일반 대중과 의사소통 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랩은 선구자이자 개척자로서의 관련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중들과의 “대화의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미지 출처 :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퓨처랩 (https://ars.electronica.art/futurelab/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