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work with AI] 미디어아티스트 이예승, 기원전의 고대 서적을 인공지능에 학습시킨 까닭

2021.2.24

미디어아티스트 이예승은 지금과 같은 격변기야말로 동양식 사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서구식 사고방식에 편승할 수밖에 없는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에도 그녀는 중국의 오래된 신화가 담긴 <산해경> 내민다.

온갖 요소들이 이질적으로 뒤엉킨 형세다. 첨단 기술이 집약된 각종 기계들과 구조물, 그리고 여러 오브제들. 미디어를 활용한 다채로운 실험군들은 독립적이면서도, 설치 구조를 세밀히 살펴보게 되면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구조체임을 있다. 다시 이는 청각과 공간으로 잇대어 확장되는 모습이다. 각각 별도의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하나로 모여 작품 전체의 세계관을 구성하고 있는, 이예승 작가의 <변수풍경>따로, 같이기맥상통한다.

미디어아티스트 이예승은 동시대 미디어 환경 속에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자신만의 언어로 인지하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있다. , 그림자, 인터렉션 센서 물리적 장치들이 만들어내는 스펙터클한 기술기반의 설치를 통하여 물질과 비물질, 시간과 공간, 가상과 실재 사이에서 혼종성과 모호성을 다루는 미디어 작업을 주로 해왔다. 특히, 그가 세상에 내놓는 미디어 작업의 내면에는 그만이 지니고 있는동양적 사유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다. 2019년에 작업한 미디어 설치 작품인 <변수풍경> 바라보기에 앞서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지리서이자 신화서인 <산해경山海經> 대한 이야기를 꺼내봐야 하는 이유다.

동아시아 상상력의 근원으로 꼽히는 <산해경>. 중국의 기이한 사물부터 동물, 인간과 신을 비롯하여 지역문화와 지형적 특징들이 담겨있는 고대의 책으로, 기원전 3~4세기경 중국의 무당들이 글과 그림으로 남겼다고 알려져 있다. “스토리가 인간중심적이며, 소설처럼 짜인 구조를 갖춘그리스 로마 신화 달라요. 괴기스러운 온갖 괴물들이 제각기 출현하는 가운데, 줄거리가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동서양 문화권이 가진 세계관의 차이라고 있겠죠.” 이예승 작가가 <산해경>에서 주목한 특징이란 이야기가 구조적이지도, 체계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점조직(點組織)과도 같다. 점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서로 연결되지 아니한 것처럼 말이다. <산해경> 속에서는 이미지들이 시대와 장소, 정상과 비정상,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 없이 () 바다(), 그리고 지역() 공간 구분에 따라 편재하며 세계관을 구성한다.

고대의 신화에서 이끌어낸 독특한 세계관, 미디어아티스트로서보다 동양화가로서 시간 활동했던 작가의 깊은 곳에 잠재되어있는동양적 사유 미디어 설치 작품인 <변수풍경> 고스란히 옮겨갔다. 어떤 이유를 들어 억지로 끌어들였다기 보다는, 그가 오래도록 탐구해왔던 지난 시간과 내면에 존재했던 생각들이 자연스레 스며든다고 보여진다. 한편, 새로운 프로그래밍이나 언어, 그리고 환경, 모든 것은 이예승 작가에겐 붓이나 다름없다. 동양화에서 미디어아트로 무대를 건너간 것이 아니라, 손에 도구만 바뀐 셈이므로. 이와 더불어 앞으로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예승 작가의 도구는 재차 변화하고 확장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는 동시대 미디어 환경 속에서 우리가 마주하게 사회적 현상과 여러 담론을 예술가로서 어떻게 읽어낼지,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할 뿐이다.

<변수풍경>에서는 <산해경> 주요 특징이라고 있는 인간과 생물의 모호성, 인간과 비인간, 가상화 현실의 촉각성을 엿볼 있는데, 이예승 작가는 이를 되짚는 과정을 통하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를 꿰뚫는 사유의 과정 속으로 인도한다. “서구적인 관점에서 흘러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과학기술이나 예술이든. 그러나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4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기술의 변혁기, 그러니까 앞으로의 시대에서는 주종관계도 사라지고, 특별한 관점과 위계가 없습니다. 저는 이게 동양적인 세계관과 맞닿아 있다고 보는 겁니다.” 이예승 작가는 동양화의 특징으로 그림자가 없다는 것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시간이 고정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으로, 이는가변성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모든 것이 변화 가능한, ‘가변성으로 가득한 세계. 이러한 사상은 지금의 미디어 사회와 많이 닮아있다고 본다. 인공지능이 습득하는 데이터 역시 서구식 사고방식에 편승할 수밖에 없기에, <산해경>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방식을 연구하고 결과물을 도출해낸 <변수풍경> 우리 사회를 똑바로 마주하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할 있다. 동양적 사고방식으로 사유하도록 변화시킨, 새로운 가치의 제시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우리는 <변수풍경> 앞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볼 있다. 미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예승 작가는 말한다. 가열차게 발전하는 과학기술과 올해 예상치 못하게 등장한 코로나 19 사태까지, 이러한 격변기에 지금이야말로 우리에게동양적 사유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이다. 물아일체(物我一體) 무위자연(無爲自然). 어떻게 공생할 있을까? 고민할 사안이다. 그의 다음 작품을 통해서도 우리 사회가 앞으로 마주하게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져볼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유의 과정 속으로 함께 걸어 들어갈 것이다.

facebookinstagram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