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ERSITY VOL. 2] NFT ART의 지금

2022.3.4

수백억에 달하는 디지털 이미지 파일을 구매해도 작품의 실물을 소유할 수 없다. NFT ART란 도대체 뭘까? 네 명의 관련 업계 인물이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가 몰고 올 미술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측한다.

 

NFT, 새로 고침 – 글. 이가진 미술 저널리스트
최근에 접한 NFT 뉴스 중 두 가지가 유독 인상 깊었다. 우선, 바위 ‘클립아트’ NFT가 130만 달러, 한화 15억 원이 넘는 금액에 판매되었다는 내용이다. 일명 ‘애완 돌’로 불리는 문제의 바위 이더락(EtherRocks)은 인터넷상에서만, 그것도 이미지로만 존재한다. 딱 100개를 한정 발행해 희소성을 보장한다고 한다. 이더락 웹사이트는 “이 가상의 바위들은 사고파는 행위 이상의 어떤 목적도 제공하지 않으며, 구매자에게 게임 안에서 100개뿐인 바위 중 하나의 소유자가 된다는 강한 자부심을 선사합니다.”라고 당당하게 밝힌다. 두 번째는 오스트리아 출신 아티스트 에르빈 부름(Erwin Wurm)이 NFT 대열에 합류했다는 소식이다. ‘1분 조각(one minute Sculpture)’ 시리즈로 조각 개념의 지평을 넓혀온 그가 발표한 첫 번째 NFT 에디션의 제목은 ‘BREATH IN, BREATH OUT’. 자신의 또다른 대표작인 ‘Fat Car’의 기존 형태를 활용한 짧은 영상으로 빨간 포르쉐 한 대가 숨을 쉬듯 올록볼록 차체를 부풀렸다가 원상태로 돌아가는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돌멩이 그림이든 자동차 영상이든 모두가 자유롭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파일에 부여된 ‘대체 불가한’ 고유한 값을 소유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NFT는 창작물의 소유권을 창작자에게 돌려주고, 그로 인한 이익도 마땅히 원작자가 누려야 한다는 선한 면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작품의 저작권과 소유권에 대한 인식이 두루 향상될 것이고 더 많은 예술가에게 기회가 분배되리라는 기대도 높아졌다. 하지만 누가 그렸는지도 모르는 아무 목적과 의미 없는 이미지 파일에 끝없는 0이 붙은 값이 매겨지거나, 스타 작가가 대형 갤러리와 손잡고 NFT라는 방식으로 ‘에디션’을 양산하는 현실 앞에서 원래의 의도나 희망은 무색해진다.

지난 4월, 어느 칼럼에서 나는 NFT를 “뜨거운 감자”에 빗댔다. 반년 남짓한 시간이 지난 지금 감자의 온도는 달라졌을까? 여전히 관련 소식이 쏟아지고, 얼마간의 경험이 쌓였대도 NFT에 대한 이견은 별로 좁혀지지 않은 듯하다. 한쪽은 ‘NFT가 미래다’ 외치고 다른 쪽에서는 ‘전부 사기꾼들의 헛소리다’라며 맞선다. 이토록 확연한 입장차 때문인지 NFT의 사회적 위치가 시사 상식 용어와 실시간 핫이슈 사이 어디쯤이라고 느껴진다. NFT를 향한 골드러시가 한창인 지금도 대다수의 사람은 이 시장에 큰 관심이 없다. ‘새로 고침’을 누르기 무섭게 올라오는 새로운 콘텐츠들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이토록 비현실적인 확산 속도야말로 대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디지털 변화를 예고하는 NFT 아트 – 글. 김태은 트라이엄프X 소속 NFT 마켓플레이스, Sole-X와 ENFTEE의 운영자
아트 바젤 후원사인 UBS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영국, 중국 등 10개국 고액 자산가 콜렉터 2,569명 중 56%가 MZ세대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OVR(Online Viewing Room)과 기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MZ세대의 미술품 투자 볼륨이 급증한 것이다. 이런 MZ세대의 투자 성향이 블록체인이란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NFT Art 시장으로 이어지며 수요와 공급이 급작스럽게 폭발했다. NFT 최대 거래소 오픈씨(OpenSea.io)는 매일 거래 규모 기록을 경신하며 지난 8월 29일 하루동안 $302.636M(한화 약 2,369억 원)가 거래되었다. 이는 2020년 전체 미술품 거래 규모($50.1B )를 365로 나누었을 때 나오는 하루 평균 거래 규모의 10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그날 거래한 유저 수만 4만이 넘었다. NFT Art에 순수 예술 창작자뿐 아니라 산업 디자인 분야의 디자이너들도 대거 유입되면서 블루칩에 중점을 두었던 미술품 거래 시장의 공급자가 대중으로 확산되었고, 디지털 환경에서 전세계 누구나 손쉽게 작품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수요자 또한 대중으로 확산되었다. 그렇다고 이런 현상을 단순히 상품적 가치에만 열중하는 것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다. NFT Art로 인해 변하고 있는 미술품 거래 시장의 흐름 자체가 시대상의 반영이며 미술사조의 한 흐름이라고 필자는 판단하기 때문이다. NFT Art 시장의 MZ세대들은 가상 화폐로 핫도그를 사 먹고 여행을 다니며 고가의 디지털 게임 아이템을 수시로 거래하고 메타버스 공간에서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떤다. 모두의 취향이 아닌 개인의 취향을 중요하게 여기며 디지털 공간에서 치장한 ‘부캐’에 자부심을 느낀다. 가상 공간과 현실 공간 사이에서 느끼는 갭이 적고 노동 자본의 가치, 가상 화폐 존폐에 크게 관심이 없다. 편리하고 빠르고 즐겁고 흥미롭고 투자 가치가 있으면 그냥 진입한다. 본능적인 존재이면서도 감상적이지 않고 현실적이다.
NFT Art는 예술계의 완벽한 디지털적 변화(Digital Transformation)를 예고하며 자신만의 예술적 감각을 기르고 싶은 MZ세대들의 유토피아를 열어준다. 누구나 예술가 혹은 콜렉터가 될 수 있으며 예술성과 심미안을 평가받을 수 있는 공평한 기회를 얻는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NFT라는 매개체를 통해 예술적 경험을 하게 된다. 다만 블록체인, 메타버스, NFT 등이 하나의 투자 트랜드로 퍼지며 대규모 유입되고 있는 자본으로 인해 시장이 망가지진 않을까 걱정된다. 예술을 사랑하는 팬덤이 새로운 NFT아트 시장을 끝까지 주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시장을 오직 MZ세대만 이해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남겨두기보다 예술을 사랑하는 기성세대들의 바람직한 길잡이를 절실히 마련할 때다. 비평가, 큐레이터, 딜러 등 전통 시장의 주류가 이 시장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확장시켜 나갈 고민을 함께한다면 예술계는 새로운 전환을 통해 더욱 성장할 것이고 전환기 시장의 통증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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