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stellar Message] 언해피서킷, 거기 누구 없소? 외계에서 인간이 아닌 존재 탐구중

2021.2.24

SF영화에 매료된 소년은 2020 한글날 순우리말로 새로이 디자인한 인터스텔라 메시지를 내놓는다. 그는 우주에 메시지를 쏘아 올리나? 어딘가에 존재할지 모르는 외계 지적 생명체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인 동시에 우리 인류에게 다시 돌아오는 메아리와 같은 메시지를.

Q 한글날에 맞춰 인터스텔라 메시지를 공개했다.

A <한글로 쓰인 사이 쪽글> 전파통신을 활용하는 외계 문명의 존재를 가정하고, 그들과의 소통을 위해 언해피서킷이 새롭게 디자인한인터스텔라 메시지(Interstellar message)’이다. 지구의 자연어를 외계 지적 생명체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시도로써 한글 문자와 한국어 문법을 적용한 번째 인터스텔라 메시지이기도 하다. 10 9 한글날에 맞춰 웹사이트를 통해 처음 공개한 이유다. 1999년과 2003년에 디자인된코스믹 (Cosmic Call)’ 기반으로 전체적인 구조를 잡았으며, 내용을 전반적으로 수정하고, 새로운 내용도 추가했다. 무엇보다 기존에 로마 알파벳과 수학적 기호 표현을 위주로 연구됐던 인터스텔라 메시지에서 확장하여, 지구의 자연어 문자 체계와 결합하려는 시도로써 의의가 있다.

Q 메시지의 내용과 구성은? 외계 생명체가 이해 가능한 것인가?

A 이진법인이씩셈 십진법인십씩셈글에서 시작하여, 기본적인 수학 과학에 대한 여러 개념들을 단계적으로 정의해가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앞선 내용을 이해하면 다음의 내용을 자연스레 이해할 있는 구조로 만들었기 때문에, 외계의 과학자들과 언어학자들이 메시지를 순서대로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충분히 이해할 있을 것이다.

Q 순수 한글로만 작업하는 것이 어려웠을 듯하다.

A 수학 과학 용어들은 대부분 한자식 표현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순우리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정해진 용어 표기법에 근거하는 것이 맞는지, 한글의 매력을 드러낼 있게 새롭게 제안하는 것이 좋은지 고심했다. 한자식 표현을 사용하는 마냥 괜찮은가? 이런 질문도 한번 던져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예술가로서 상상력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과감하게 순수 한글로 고안했다. 순우리말 표현은 용어가 가지는 의미를 쉽고 분명하게 전달할 있어서 인터스텔라 메시지로서 굉장히 효과적이다. 한편, 순우리말로 적어놓으니 우리에게도 낯선 모양이 됐다. 외계인, 외국인, 한국인 없이, 모두가 외계 문자처럼 느끼는 재미있는 요소로 발현된 것이다.

Q 외계 문명에 메시지를 보내는 작업을 어쩌다 시작하게 됐나.

A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보자면 SF 영화를 즐겨보던 어린 시절부터 관심 있던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1997년에 개봉했던 조디 포스터와 매튜 맥커너히 주연의 영화 <콘택트> 많은 영향을 받았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의 천문학자 세이건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인데, 세이건은 외계 지성체를 찾는 ‘SETI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이다. 영화의 내용처럼 나도 어렸을 때부터 전파망원경으로 외계 생명체를 찾는 호기심을 갖고 있었으니, 실제 작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 셈이다.

Q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는데, 이젠 외계 생명체까지 이어졌다.

A 언해피서킷은 다학제 뉴미디어 아티스트로, 사실 지난 작업을 돌이켜보면 모두 비슷한 맥락의 작업을 이어왔다. 인간의 문자를 모르스 코드로 디지털화하여 빛과 음악으로 표현했던<Music of Memories>라든지, 인공지능을 이용해 흰수염고래의 울음소리와 인간의 음악을 합성했던 A Synthetic Song Beyond the Sea>와 같은 작업들 모두언어 소재로 삼은 것이었으므로. 2019 선보였던 A Letter Across the Stars>의 경우 SETI 전파탐사 프로젝트에서 관측된 데이터를 빛과 소리로 감각할 있게 구현한 작업으로, 외계 생명체와 관련된 작업이었는데, 이것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면 <한글로 쓰인 사이 쪽글> 반대로 우주로 내보내는 작업인 것이다. 마치 이번의인터스텔라 메시지 완성하기 위해 동안 미지의 존재를 탐구하는 연습들을 해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외계 지적 생명체를 찾는 작업의 흐름 속으로 들어선 같다.

Q 인터스텔라 메시지는 실제로 우주로 전송될 예정인지.

A 맞다. 최종 목표다. 올해 안에 우주로 전송하는 것까지 야심차게 목표로 세웠으나, 메시지를 만드는 작업에 시간이 소요됐다. 내년에도 후속 작업을 이어나가고 싶은 바람이다. 내용을 보완하고, 올해 담지 못했던 이야기도 연구해서 담아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최종 목표는 한글로 인터스텔라 메시지 우주로 쏘아 올리는 것으로, 이번 <한글로 쓰인 사이 쪽글> 목표를 향한 발걸음이라고 있다.

Q 가장 주요한 마지막 단락에 우리 지구의 온난화를 언급한 이유가 궁금하다.

A 인터스텔라 메시지는 문명과 문명 사이의 대화다. 우리 지구가 처한 모습 그대로를 전달하려는 의도에서우리해붙이의 더움크기는 지난 139 동안 1.15°C 높아졌다.’라는 메시지를 마지막 단락에 적었다. 어렸을 때부터 들어왔던 온난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우리를 파괴할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지 않나. 현재 가장 시급한 지구적 문제다. 외계인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이미 지나왔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아직 겪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들에게 답을 구한다든지 어떤 목적이 있는 아니고, 다만 현재 우리의 모습을 반영한 문장이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다. ‘ 지구 온난화 이야기를 외계인에게 전달하려고 할까?’ 질문하는 동안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우리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Q 인간이 아닌 존재를 끊임없이 탐구하는지.

A 예술이 가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내가 하는 작업이 세상에 어떤 의미가 있기를 바라며, 인류를 이롭게 하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 흔히 동물과 같은 생명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반대로 우리가 어떤 인간인지 파악할 있다고들 하지 않나. 외계 지적 생명체를 찾는 여정은 결국우리 인간은 어떠한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일과 동일하다. 우리 밖의 것을 탐구하는 과정 속에서 오히려 우리 자신들의 모습을 밝게 비추게 테니까. 언해피서킷은 인간이 아닌 존재를 탐구함으로써 우리 인간의 진실한 모습을 발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인류가 나아갈 다음 방향에 대해 함께 모색하기를 꿈꾼다. <한글로 쓰인 사이 쪽글> 우주를 향해 던지는 인류의 메시지인 동시에 바로 우리 자신에게 필요한 메시지인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