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오주영은 신기술의 이면을 봅니다. 편리함과 효율을 추구하다가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금 기술을 이용해 찾아냅니다.
LAB NOTE Summary: 게임의 열린 결말
게임의 배경은 미래의 도시입니다. 대지가 너무 뜨거워져 ‘상공 도시’에 살아야 한다는 설정입니다. 드론 형태의 이동수단(UAM, Urban Air Mobility)이 자동차를 대신하죠. 미래 도시에서 새는 유해동물입니다. UAM의 경로를 침범하고, 때로는 프로펠러에 끼어 사고를 유발하니까요.
게임의 형식은 아케이드입니다. 캐릭터가 스토리에 따라 아이템을 획득해서 능력치를 올리고 에너지를 확보합니다. 그리고 미션을 수행하죠. 도시 계획자, 연구자 그리고 새가 주인공입니다. 도시 계획자는 상공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이동성의 자유로움을 대표하며 빠르고, 높이 뛸 수 있고, 에너지도 많습니다. 연구자는 한때 조류학자였습니다. 이제는 연구할 필요가 없어진 새를 죽여야 에너지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새는 이제 날지 않고 걸어 다닙니다. 새로운 환경에 맞춰 진화했죠. 가장 약한 존재입니다. 뜨거워진 대지에서 태어나 상공으로 올라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사람을 공격해 능력치를 높일 수 있죠.
기본적인 게임의 스토리는 존재하지만, 이에 따를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몫입니다. 새를 죽이거나, 인간을 공격해야 하는 게임의 속 룰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본인의 의지대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Title
Scope of the Cloud:
실제 게임 제작 및 플레이를 통해 미래의 모빌리티를 생생한 체험형 네러티브로 경험케 하는 프로젝트
Observe
“미래의 이동성은 어떻게 변화할까? 자율주행을 넘어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UAM, Urban Air Mobility) 등 미래 이동수단이 더욱 다양해지면 그만큼 속도와 안전성을 겸비할 것이다. 이러한 이동수단들의 등장은 인간에게 지금보다 더 축소된 최소한의 지시만을 요구할 것이다.”
이동성의 의미는 시대마다 다르고, 이동 수단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는 적은 연료를 이용해 비교적 느린 속도로 이동합니다. 운전이 쉬워서 풍경도 감상할 수 있죠. 제트기는 큰 에너지를 이용해 빠르게 이동합니다. 거대 자본이 필요하고, 환경 오염과 소음 공해도 유발하죠.
속도를 논하는 시대가 있었고, 환경 문제가 중요한 시대가 왔습니다. 과거에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일수록 유리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에너지를 많이 쓸수록 규제의 대상이 됩니다.
Question
“조타기를 잡지 않아도 되는 미래에 우리의 시선은 어디로 향해야 할까? 기후 위기가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인간의 이동성이 미칠 영향은 무엇이고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할까? 미래의 인류는 지구와 어떻게 관계 맺으며 다른 생명과 공존하게 될까?”
도로가 깔리고, 자동차가 등장하며 사람들은 속도를 얻었지만, 방향성과 움직임에 제약이 생겼죠.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편화된 시대에서 주행자의 역할은 점차 축소될 것입니다. 게임을 통해 편리함과 맞바꾼 것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Objective
“게임을 통한 미래의 모빌리티 체험을 네러티브로 경험! 관객이 다각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기술이 자연과 어떤 상호작용할지 플레이해볼 수 있게 한다. 또한, 기술이 오로지 인간 중심적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질문한다.”
Hypothesize
“각각의 게임기를 통해 설계자와 연구자 그리고 날지 못하는 새를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을 통해 기후 위기 난민을 위한 미래도시 Cloud를 탐색하며 미래의 이동성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질문하게 한다. 또한, 플레이어의 선택과 행동이 게임의 엔딩을 바꾸도록 설계해 이동성의 이슈가 생태계와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경험하게 한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기획자, 연구자, 새)별로 에너지 종류와 능력치가 다르게 세팅되어 있습니다. 기획자는 모든 걸 가진 채 시작합니다.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연구자는 새를 죽이고 에너지를 얻어 기획자처럼 최상의 상태에 도달하려 합니다. 새는 인간을 공격해 뜨거운 대지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죠. 이런 게임의 요구 사항이 플레이어를 불편하게 합니다.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하죠.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플레이어의 뜻대로 게임을 운영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엔딩을 준비했습니다.
Methodologize
○ 리서치 단계: 미래 이동성에 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근 미래의 이동 수단과 이동성이 미치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분석
○ 작품 제작: 게임의 시나리오를 구체화를 통해 세계관과 캐릭터 구축. 설계자와 연구자, 새를 주인공으로 하는 게임 제안
○ 아카이빙: 제작과정에서의 영향을 받은 작품과 자료 아카이빙. 이동성이 인간의 의식과 삶의 방식에 끼친 변화를 사회인문학적 측면에서 다룸.
3대의 오락기가 120도 각도를 이루면 마주 보도록 전시장에 설치할 예정입니다. 게임기 별로 다른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마치, 1990년대 오락실과 같은 풍경일 겁니다. 심지어 게임 역시 픽셀이 강조된 그래픽을 사용했습니다. 픽셀 게임은 기술적으로는 과거에 속하지만, 형태의 미학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아직도 많이 사용됩니다. 단순하지만 명쾌하고, 형태가 지나치게 사실적이지 않기에 고유의 상징성이 있습니다.
작가소개
오주영은 인공 인지 모델을 활용, 연구와 작품활동을 해 온 연구자 겸 작가입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였으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습니다. 작가는 시각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이라는 두 가지 학제적 배경하에 작품을 발전시킵니다. 학자의 시각에서 인간의 시각 인지 과정에 관심을 두고 인공 인지 모델의 시뮬레이션을 연구하는 동시에, 작가의 입장에서 과학기술의 한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왔습니다. 특히, 가장 객관적인 사실을 다룬다고 여겨지는 과학적 방법론을 활용하여 개인의 정체성과 사유의 방식을 다루는 일에 관심이 있습니다. 기술과 예술의 접점에 선 작업으로 2017년 ART+SCIENCE COLLIDE(영국문화재단 주관, 대전 아티언스 주최)에서 <Aging Brain>을 발표하여 최우수상을 받았고, 2018년 광주 ACC 레지던스 선정작가로 <BirthMark>를 제작하였습니다. 이후, ISEA2019 국제 전시, 2018년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전시. 2019년에는 Ars Electronica에서 IEEE BRAIN WINNER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을 이어왔습니다. 최근 백남준아트센터, 아트센터 나비, 일민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등 국내 유수 기관의 전시에 초청작가로 참여, NC SOFT 크리에이터로 후원받은 바 있으며, 2020년에는 SIGGRAPH ASIA Art Gallery 국제전에 세 작품이 동시 선정, NEURAL.IT에 2020, 2021년 연이어 작품을 실었습니다. 2021년에는 현대모터스 Hyundai motor & New museum Rhizome의 World on a Wire 베이징전과 서울전의 초청작가로 선정, 2021 Zer01ne 크리에이터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