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 NOTE] 우주에 알립니다. 여기는 지구, 우리는 인간입니다.

2022.3.23

언해피서킷은 지구 바깥에 존재하는 또다른 미지의 존재를 탐구한다. 그리고 인간과 지구의 이야기를 담은 메시지를 제작해 외계 지성체와의 대화를 시도한다.

 

LAB NOTE Summary
머나먼 은하계 반대편으로부터 도달한 의문의 메시지에는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그리고 이 메시지를 보낸 이들은 어떠한 존재일까?

 

Title
은하계 반대편으로부터의 메시지 : Message from the Other Side of the Galaxy

본 작품은 머나먼 은하계 반대편으로부터 도달한 의문의 메시지입니다. 메시지는 총 다섯 개의 파트로 구성되며, 각각의 파트는 메시지 전체의 레이아웃, 메시지를 보낸 곳의 위치, 메시지를 보낸 존재의 모습, 그들의 생물학적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 물질의 구조 그리고 메시지를 보내던 당시 그들의 세계가 처한 상황에 대한 정보를 차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메시지는 바로 우리 지구의 메시지입니다. 이 메시지가 지구로부터 도달한 것임을 알아차리는 순간, 메시지를 바라보는 관객의 관점은 지구인이 아닌 외계인의 관점으로 변화하게 되는 것입니다.

메시지는 예술 작품으로서뿐만 아니라 실제 우주로 전송하여 외계의 존재가 이를 수신하고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끔 제작했습니다. 메시지는 먼 우주까지 효율적인 방식으로 압축해 보내야하고 수신자가 이를 쉽게 해독할 수 있어야 하기에 전통적인 인터스텔라 메시지 디자인 방식인 2차원의 픽셀 이미지로 디자인한 것입니다.

 

Observe
“우주로 보내는, 혹은 우주에서 도착한 인터스텔라 메시지”

외계 지성체와 대화하기 위한 노력은 그 자체로 우리 인류를 ‘우주 시민’으로 성장하고 나아가게끔 만듭니다. 어쩌면 우주의 모든 지적 존재에게는 이 우주를 함께 살아가는 생명 대 생명 혹은 문명 대 문명으로써 서로의 존재를 알려야 하는 책임이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제가 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는 결국 인간과 우주의 코스믹 커넥션입니다.

 

Question
“지구 밖 지적 생명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저는 SF 영화를 즐겨 보며 자랐습니다. 외계인이나 인공지능, 우주, 복제인간 등을 다룬 미래의 이야기들이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입니다. 특히 미지의 존재에 대한 호기심은 제 작업의 주요한 테마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호기심이 이제 지구를 넘어 우주를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Objective
“작품은 이 메시지가 외계로부터 온 것을 암시하며 시작됩니다. 관객은 자연스레 지구인의 입장에서 메시지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내 관객은 이 메시지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메시지는 사실 외계가 아닌 지구에서 온 것이라는 것을요. 그 순간 감상자의 관점이 달라집니다. 바로 외계인의 관점에서 지구의 메시지를 바라보게 되는 것입니다.

2020년대를 맞이한 인류는 여전히 우리 스스로를 파괴할 가능성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결국 본 작품은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인류의 관점을 우리 스스로가 아닌, 은하계 반대편으로부터의 시선으로 전환함으로써 인류가 놓인 혹은 만들어온 현 상황을 우주적 관점에서 새로이 인식할 수 있게끔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Hypothesize
“외계 지성체는 어떠한 존재일까?”

나는 그들이 우리와는 아주 다른 생물학적, 정신적, 문화적 특징을 지니고 있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우리처럼 수많은 일들이 생기는 복잡한 사회 속에서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본질적으로는 우리와 비슷한 존재들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들 역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이 우주에 대해 우리들밖에 없는 것일까’라는 호기심을 느끼며 우주를 계속해서 관측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언젠가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될까요? 저는 그러한 미래를 항상 꿈꾸고 있습니다.

 

작가소개
언해피서킷(Unhappy Circuit)은 한국의 뉴미디어 아티스트이다. 과학과 예술 그리고 테크놀로지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그의 작업은 인류학, 생태학, 미래학 그리고 우주론을 아우르는 다학제적 관점을 기반으로 한다.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바로 ‘미지와의 소통’이다. 그는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새로운 존재에 대한 가능성을 탐구함으로써 얻게 되는 통찰을 통해 우리 자신과 이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이해를 확장해나가고자 하며, 궁극적으로 인류가 나아갈 다음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미지의 존재에 대한 그의 관심은 이제 지구를 넘어 우주를 향하고 있다. 그는 현재 이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를 또 다른 지성체와의 소통을 위한 새로운 ‘인터스텔라 메시지(Interstellar message)’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관점을 지구로부터가 아닌 지구 바깥으로부터의 시선으로 전환하기 위함인 동시에 유한한 인간의 삶을 광대한 우주와 연결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