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시티 랩 서울

2019.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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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들은 미래에 어떤 도전 과제들을 마주하게 될까? 우리는 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을 수 있는 최적의 예로 서울을 선택하고 사흘간의 답사를 떠났다. 베이스캠프는 개소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은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플랫폼 ZER01NE에 두었다. 제로원 소속의 현지 크리에이터 그리고 국제적인 전문가들과 함께 세 팀이 매일 각기 다른 미션을 가지고 탐사를 떠났다. 오후에는 세 그룹이 제로원에서 다시 만나 하루 동안 촬영한 사진과 영상, 낙서, 메모 등에 반영된 인상이나 생각을 함께 공유했다. 워크숍을 위해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이 별도로 마련되었고 인터랙티브 지도에는 말 그대로 답사 하루하루의 이야기들이 담겼다. 첫 번째 그룹은 ‘스마트 시티(SMART CITY)’가 제기하는 문제들을 다뤘다. 도시의 디지털화는 도시 거주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자동화 과정들은 스마트 시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자체학습하고 자동화된 사물에 모두가 연결된 도시의 모습은 어떨까? 자동차를 제외한 다른 분야의 자동화는 미래 도시에 어떤 모습이나 현상을 가져올까?

두 번째 그룹은 ‘방치 후(POST-DESERTIFICATION)’라는 주제를 가지고 서울을 누볐다. 사람들이 자취를 감춘 곳, 즉 주인, 담당자 또는 관리자가 사라진 공간에서는 어떤 문제들이 나타날까? 기술은 이런 버려진 장소들을 계획이 있는 곳으로, 또 시민들을 위한 곳으로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그리고 사람이 살지 않는 장소들은 도시를 위해 어떤 다양한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세 번째 그룹은 도시와 거주민들의 상호작용을 살펴보았다. ‘포스트센세이션(POST-SENSATION)’이라는 주제로 도시 환경 속에서의 감각적 경험에 주목했는데 구체적으로는 후각적, 미각적, 청각적, 시각적, 촉각적 요소들을 경험하고 포착하고 측정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다루었다. 도시를 경험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감각들을 균형 있게 유지하거나 증강시키기 위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으며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리다(LIDAR)’란 네 번째 그룹은 배낭에 센서 키트를 갖추고 세 테마 그룹이 방문하는 다양한 장소에 동행했다. 한 편으로는 레이저빔 센서를 사용하여 거리와 속도 측정을 시각화했고 이렇게 생성된 자료는 방문 장소를 예술적으로 표현해내는 데 활용됐다.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이 센서들이 공공장소에서 불편함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탐사 중 공권력과의 대립을 유발함으로써 통제 메커니즘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까지 ‘포스트 시티 랩 서울’의 목적과 기술적 묘사는 프로젝트를 정확히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트 시티 랩 서울이 담아내는 것은 프로젝트의 목적과 기술적인 요소를 뛰어넘게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정확도보다는 전략과 리듬과 감각에 관한 것이고 무언가를 측정하는 것보다는 무엇이 알맞은가에 관한 것이다. 도시 선택, 그룹으로의 구분, 코스 및 방문 장소 결정, 테마 선정, 그리고 팀 결성은 요리 과정에 비유하자면 훌륭한 음식 재료를 고르는 것과 같다. 포스트 시티 랩 서울은 이 재료들을 손질하고 조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제공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은 결과라기보다는 시야를 확대할 수 있는 과정의 추진제라고 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한 ‘조리 과정’을 통해 맛과 향이 풍부하고 소화하기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며 달고 쓰고 맵고 이국적이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한, 다양하고 명확하면서도 불명확한 미래와 같은 요리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프로젝트의 제목만 봐도 포스트 시티 랩 서울이 던지는 질문들이 도시화한 환경의 급진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새로운 공존 방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변화가 있을 때 우리는 근원 또는 적어도 영향력이 입증될 수 있는 사람들을 참고한다. ‘포스트 시티’는 도시 공존의 차기 모델에 대한 도발적 질문으로서 시민들이 찾게 될 새로운 롤모델에 대한 질문과 “포스트 시민(post-citizen)의 위치는 어디인가”에 대한 질문을 자연스럽게 내포하고 있다.

메가시티, 즉 대도시 서울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불완전함의 무대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의 수도로서, 정치적 문화적 영향과 급진적인 변화로 대표되는 역사를 가진 도시로서,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진 도시이자 공상과학영화에서 도시 유토피아의 이상적 모델이 되는 도시로서, 반전과 문화적 변칙이 가득한 도시로서, 그리고 수많은 질문이 제기되고 답으로 가득한 도시로서 말이다.

포스트 시티 랩 서울의 체계적인 접근 방식과 프로젝트의 핵심은 정확한 질문을 발견해내기 위해 흔한 답변만을 사용한다. 따라서 포스트 시티 랩 서울의 본질은 우리가 던지는 질문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필요에 따라 재정의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도시에 대한 질문을 확실히 식별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도시의 일상 문화의 일부가 아님에도 그 질문들을 문맥 화하여 전통적 식민지화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좇지 않으면서 이해하는 것이 가능할까? 포스트 시티 랩 서울은 국내외 전문가의 견해를 바탕으로 한다. 유의미한 성과의 기초가 되는 다양성을 위해 제로원이 지원 및 육성하는 인재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가 선정한 멘토와 진행자로 구성하였다. (참여자들에게 요구된 기본 전제 조건은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촉발된 다양성은 우리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는데, 그 이유는 세 그룹이 방문한 장소들과 도시 탐방 모두 ZER01NE의 현지 크리에이터들이 제안했고 주제별로 문맥화하여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얻은 결과는 다양성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과 서로 다른 장소, 주제 간의 고무적이면서도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진 프로그램이었다.

다음은 포스트 시티 랩 서울을 통해 만난 것들이다: 음식과 패션 시장, 무속신앙과 스마트 시티, 등산과 지하 벙커 방문, 지하철과 버스, 산꼭대기와 지붕, 지하철과 엘리베이터, 공공미술과 인공섬, 감옥과 주택개발단지, 크리에이터와 군대, 김치와 라자냐, 발효물질과 페로플루이드, 사운드 아티스트와 사회운동가, 수작업과 인공지능, 도시계획자와 난민수용소 소장, 스타트업과 산업, 스마트 여성과 스마트 남성, 공허함과 고독함, 전통과 미래,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와 ZER01NE, 사람과 사람.

옥정호(한국), 최영준(한국), 크리스 쉔(한국), 닥드정(한국), 최병일(한국), 황문정(한국), 김나희(한국), 김성백(한국), 김정태(한국), 조호영(한국), 후니다킴(한국), 박승순(한국), 최진훈(한국), 양숙현(한국), 소피 램파터(스위스), 마누 룩쉬(오스트리아, 영국), 이안 바너지(인도, 오스트리아), 파블로 드 소토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에릭 달스트롬(뉴질랜드), 킬리안 클라인슈미트(독일), 브래들리 던 클럭스(네덜란드, 벨기에), 에드위나 포르토카레로 (멕시코), 일라리아 호프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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