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Player] 예측불가능한 존재들의 충돌

2022.9.13

2022년 6월 2일부터 7월 12일까지 매주 수요일에 6회차로 진행된 <X Player Program>은 2022 ZER01NE 크리에이터의 다양한 관심사와 전문성에 대해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크리에이터 간의 활발한 네트워킹을 통해 다양한 협업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시간으로 올해 처음 기획되어 진행되었습니다. 인사이트에 모든 텍스트는 <X Player Program>에서 나온 담론을 기반으로 생성되었습니다.

미지수를 뜻하는 ‘X’는 현재 정의할 수 없는 값이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넘나드는 값으로 X Player의 무한한 잠재력을 담고 있습니다. 더불어 Player X Player로 확장되어 플레이어 간의 협업의 기반을 쌓는 미래를 기대합니다.

완전한 예측이 불가능한 지점에 관한 크리에이터의 탐구 방식

 

랜덤과 인간 의지의 관계
“고대 여러 문화는 인간의 의지가 개입될 수 없는 무작위성을 신의 영역으로 생각하였다. 고대 로마의 사람들은 주사위 던지기를 운명의 신 포르투나에 의한 것이라 여겼다. 세계 여러 문화에서 보이는 점치는 방법은 대부분 이러한 무작위를 이용한다. 주역의 팔괘에서 타로카드의 선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점복 행위의 바탕에는 무작위가 인간의 의지 없이 초자연적인 어떤 것에 의해 일어난다는 믿음이 깔려있다.” – 데보라 J. 베넷《확률의 함정》

세 번째 인사이트는 우리가 받아들이는 랜덤한 존재의 다양한 면모를 2022년 제로원 크리에이터의 작업을 통해서 엿보려고 합니다.

 

예측 불가능한 데이터, 무작위성에 대하여
전기적, 기계적인 이유로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신호로 우리가 흔히 잡음이라고 부르는 노이즈는 고휘 크리에이터의 작업에 주요하게 적용되는 무작위성의 한 종류입니다. 이 세상도 단순 노이즈들로 구성된 게 아닐까 하는 질문으로 시작된 그의 작업들은 랜덤의 아주 작은 용량만으로도 비주얼에 영향을 끼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일정한 패턴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주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우리는 무작위성을 제어하는 방향을 잡게 되죠. 그전에 우리는 패턴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일상은 패턴의 연속이지만 우리가 무작위에 의한다고 생각했던 현상들이 아직 분석되지 않았을 뿐이지 정말 랜덤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주체의 시선과 우리가 아무런 거부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데이터를 반추할 수 있습니다.

 

학문으로서의 해킹과 실험 속 몸의 중계방송
Sun stealers팀은 화이트 해커인 이동현 크리에이터와 시각 예술가인 조희수 크리에이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동현 크리에이터는 화이트 해킹 사례를 통하여 디지털 시스템의 취약점을 공유하고 조희수 크리에이터의 시선으로 스포츠를 바라보는 예술가의 관점을 제시합니다. 인간의 불완벽성으로 인한 취약점을 분석하고 파고드는 해킹은 근본적인 설계자가 사람이기 때문에 100% 안전하고 완벽한 방어 요새를 구축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해킹기법과 방어 기법 사이에 고도화된 싸움이 지속이 되리라는 것이지요. 그 안에서 우리는 해킹에 대해 막연함 보다는 실제로 우리 일상에 맞닿아 있는 실체로 인식하는 태도를 갖춰야 합니다. 조희수 크리에이터는 치열한 삶을 펼치는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들이 가진 능력을 동시대의 판단하는 가치에 의해서 다르게 평가되는데에 의문점을 가지고 접근합니다. 스포츠에서 비정상과 비범함을 이분화하는 방법이 그의 세대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스포츠 중계가 유통되고 있는 불투명한 공정 과정을 살펴서 새로운 규칙을 이 땅에 세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크리에이터의 역할이라고 정의했습니다. Sun stealers가 2022 제로원데이에서 선보일 작업은 스포츠와는 무관하지만 같은 맥락으로 가장 사적인 순간이 가장 공적인 담론이 되는 지점을 파고들어 포스트 휴머니즘과 연결 짓는다고 합니다.

개인이 생산하는 의도된 데이터와 이것이 기술을 통과하며 생성된 의도 되지 않은 형식 간의 충돌을 관람할 수 있는 세 번째 인사이트였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충돌 이후 예측불가능한 균열 사이로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일상 속 수많은 무작위성을 얼마나 자각하며 살고 있을까요? 랜덤한 존재들과 함께 사는 세상에서 우리는 주체로서 어떤 새로운 규칙을 세울 수 있을지 고민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