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01ne News] 디지털 각성하기

2021.10.27

펜데믹처럼 앞으로 인류에게 어떤 위협들이 닥칠지 알 수 없다. 인류에게 닥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신기술.

 

1. 이케아의 실험실

이케아의 디자인 리서치 랩 ‘스페이스 10’은 인공지능, 증강현실 등의 최신 기술을 이용해 집에 관한 다양한 실험을 합니다. ‘내일의 기술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을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가?’라는 의문을 던집니다. 그들은 현재 ‘매일의 경험(Everyday Experiment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나은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영감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죠. 코로나를 겪으며 집에만 머물러야 했던 이들은 신선한 즐거움에 목말라 있습니다.

증강현실과 객체 인식을 통해 집 안의 풍경을 놀이터처럼 구성해보는 ‘만화경 집(Kaleidoscopic Home)’, 사람이 걷는 곳을 따라 꽃과 식물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원한 목초지(Forever Meadow)’, 현대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명상의 경험을 집 안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하는 ‘버추얼 오아시스(Virtual Oasis)’ 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공간을 자유자재로 활용, 변형할 수 있는 약 30여 종의 앱을 선보였습니다. 프로젝트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선보일 것들이 더 많죠. 프로젝트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홈페이지(everydayexperiments.com)에서는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침실의 모양을 끊임없이 변형하는 ‘네버엔딩 카탈로그’와 소음을 없애는 페이즈 캔슬 기술을 사용해 실내의 불필요한 소음을 없애는 ‘사운드 버블’과 같은 실험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집에서 살게 될지 모릅니다. 다만 이케아는 디지털 기술이 공간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죠.

 

2. 돛 달린 우주 쓰레기

‘우주 쓰레기(Space Junk)’는 지구 궤도에 있는 인공우주물체 중 임무를 수행 중인 인공위성을 제외한 나머지를 일컫는 말입니다. 수명이 다하거나 고장 나 버려진 인공위성, 우주발사체에서 분리된 페어링, 인공위성끼리 충돌해 생긴 파편 같은 것들이죠. 현재 지구 궤도에 있는 2만 3000여 개의 인공우주물체 중 현재 쓰이는 인공위성은 단 10%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0%는 쓰레기입니다. 이런 우주 쓰레기는 운영 중인 인공위성과 충돌을 일으킬지도 모르죠. 또 다 쓴 인공위성들이 쓰레기가 되어 궤도를 꽉 채우게 되면 새 인공위성이 자리 잡을 공간도 부족할 겁니다.

호주 퍼듀대 연구팀은 우주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드래그 세일(Drag Sail)’을 발명했습니다. 태양풍을 받아 우주선에 추진력을 주는 돛인 솔라 세일(Solar Sail)과 비슷한 형태입니다. 하지만 쓰임은 정반대입니다.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공전하는 쓰레기에 드래그 세일을 부착하면 속도가 점점 느려집니다. 쓰레기는 점점 회전력보다 중력의 영향을 더 받게 되고 결국 대기권 안으로 추락해 불타버립니다.

현재 연구진이 개발하고 있는 드래그 세일의 정식 명칭은 ‘스피너커3(Spinnerker3)’입니다. 기술 성공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2021년 11월에 발사되는 상업 로켓인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스의 알파 로켓의 상단 로켓에 장착될 예정입니다. 연료가 소진된 후 로켓이 대기권에 진입하기까지는 본래 25일 정도 소요되지만, 예상대로라면 스피너커3는 이를 15일까지 앞당기게 됩니다. 과연 인류는 우주를 무사히 청소할 수 있을까요?

 

3. 이상한 런던 V&A 뮤지엄의 앨리스

150년 동안 재해석되며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매김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런던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디자인·공예 박물관 V&A 뮤지엄에서 전시로 선보입니다. 이번 기획전은 일러스트레이션, 영화, 퍼포먼스, 패션, 아트, 음악과 사진 등 300여 개 오브제를 한자리에 모은 방대한 몰입형 컬렉션입니다. 작가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이 책을 집필한 빅토리아 시대 옥스퍼드로의 여행을 담은 ‘크리에이팅 앨리스 Creating Alice’, 1903년 최초의 영화를 포함해 다양한 애니메이션, 스크립트, 의상 등을 통해 주인공 앨리스의 삶을 다각도에서 들여다보는 ‘필르밍 앨리스 Filming Alice’를 비롯해 시대별 거장들이 그린 일러스트 원화와 원작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창작물을 선보인 대가들의 작품을 아우릅니다.

V&A 뮤지엄은 팬데믹 시대를 맞아 뮤지엄 역사상 처음으로 VR 프로그램을 선보입니다. 뮤지엄과 HTC 바이브 아트(HTC Vive Arts)가 협력해 만든 가상현실 작품 ‘Curious Alice’은 앨리스가 토끼굴에 불시착하듯, 관객들에게 전시장으로 미끄러지듯 낙하하는 마법 같은 경험을 선사하죠. 전시장 내 VR 기기를 착용하면 흰 토끼의 잃어버린 장갑을 찾아주고, 애벌레가 낸 수수께끼를 풀고, 하트 여왕의 정원을 방문하는 등 앨리스의 시점에서 일러스트레이터 크리스트아나 윌리엄스(Kristjana S.Williams)가 설계한 동화 속 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VR 기술은 이제 전시에 생동감을 부여하는 것을 넘어 그 지평을 더욱 확장하고 있습니다. 전시는 2021년 12월 31일까지 진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