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01ne News] 앞으로 우리가 누리게 될 것들

2022.3.3

피카소의 그림을 복원하는 인공지능, 물 속의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자가복제 로봇, 달에서 온 원소로 만든 스마트폰. 미래에 우리는 생각보다 더 기술 혜택을 기대한다.

 

1. AI가 완성한 피카소의 그림
피카소의 그림이 118년 만에 완성됐습니다. 인공지능을 통해서 말이죠. 이게 가능한 일일까요?

영국의 미술품 복원 업체인 옥시아 팔루스는 인공지능(AI), 3D 프린팅 기술 등으로 예술가들의 미공개 작품을 복원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는 X선 형광기술(X-ray Fluorescence, XRF)을 이용하여 피카소의 ‘맹인의 식사’ 밑에서 미공개작인 여성의 누드화를 찾아냈습니다. ‘맹인의 식사(The Blind Man’s Meal)’는 1903년 작품으로, 피카소의 그림 중 가장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시기인 청색시대(1902-1904) 그림입니다.

그림 밑에 그림이라니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과거 예술가들에게는 더러 있는 일이었습니다. 가난했던 화가들이 재활용 캔버스를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피카소 역시 캔버스를 다시 살 수 없어 하나의 캔버스에 그림을 덧붙여가며 많은 그림들을 완성해 나갔죠.

옥시아 팔루스는 인공지능에게 청색시대 피카소의 화풍을 학습시켰고, 인공지능은 배운 대로 누드화 스케치 위에 유화물감을 칠했습니다. 완성된 그림은 3D 프린터를 통해 캔버스에 옮겨 담아졌고, ‘외롭게 웅크린 누드(The Lonesome Crouching Nude)’란 이름도 지어졌습니다.

‘피카소가 일부러 숨겨둔 것이다’, ‘다음 작품을 빠르게 그리기 위한 작업이다’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절대 보지 못했을 작품이었겠죠?

 

2. 로봇이 아메바처럼 자가복제를?
모든 생물은 싹을 틔우고 새끼를 낳는 방식으로 생산을 합니다. 이제 로봇도 가능합니다. 세계 최초 생체로봇, ‘제노봇(Xenobot)’이 등장했습니다.

제노봇은 버몬트대(Vermont)와 터프츠대(Tufts), 하버드대 뷔스연구소(Wyss Institute)의 과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과학자들은 개구리의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긁어내 배양한 뒤, 인공지능이 도출한 디자인에 따라 제로봇을 완성시켰죠. 최근 발표된 논문에서 제로봇 3.0은 자가복제까지 할 수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제노봇의 자가복제는 운동복제(kinematic replication)라고 불리는 방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부모세대 제노봇은 V자 모양의 입을 사용하여 배양접시에 있는 아주 작은 개구리 줄기세포들을 모아서 더 큰 세포 덩어리로 뭉치는데, 이 덩어리들이 결국 새로운 새끼 제노봇이 됩니다.

제노봇 논문 저자인 샘 크리그먼(Sam Kriegman)은 “현재 유전자를 조작하지 않은 개구리 세포를 사용하고 있고 이들 세포가 서로 만나면 자연스럽게 구를 형성한다. 이들 세포의 결합 속성을 바꿔 보완적 형태를 가진 자손을 만드는 방법을 다룰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언젠가 이 생체 로봇은 물 속의 미세플라스틱 제거나 인간 세포를 대체할 수 있는 신약 개발에 사용될 날이 올 것입니다. 머지않아 말이죠.

 

3. 지구와 달을 잇는 엘리베이터
적은 비용으로, 안전하게, 우주로 나갈 방법은 없을까요? 과학자들은 ‘엘리베이터’를 만들자고 합니다.

지구와 달을 잇는 달 엘리베이터(Moon elevator)를 만들자고 나선 사람은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제퍼 페노이어(Zephyr Penoyre)’ 박사와 미 컬럼비아대의 ‘에밀리 스탠퍼드(Emily Sandford)’ 박사입니다.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며, 로켓보다 훨씬 경제적이라고도 했죠.

사실 이는 ‘우주 엘리베이터’란 개념에서 파생되었습니다. 1895년 러시아 과학자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Konstantin Tsiolkovsky)’가 생각해낸 것으로, 지구에서 우주의 특정 지점까지 케이블을 연결하여 물건을 실어 나르자는 내용이었죠. 이 케이블은 인공위성이 공전할 때 생기는 원심력과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추락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튼튼하고, 케이블은 방사선에 의한 부식이 발생하지 말아야 하고, 유성 등과 충돌해도 견뎌낼 수 있는 물성을 갖고 있어야 하죠. 이 모두를 부합하는 소재를 찾는다고 해도 초기 비용과 설치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달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자 하는 이유는 우주의 희귀한 자원을 저렴하게 가져오기 위해서입니다. 헬륨-3은 핵융합 발전소에, 네오디뮴 같은 희귀 원소는 스마트폰 및 기타 전자제품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우주에서 온 자원으로 일상을 편리하게 누리는 것, 아주 멀리 있는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