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01ne News] 픽션을 초월한 시도

2022.3.30

SF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신도시, 농산물 수확의 한 축을 담당하는 드론, 가상현실 속 물체를 만질 수 있는 VR 패널. 한 번쯤 이루어지길 상상만 해왔던 시도들이 현실에 펼쳐지고 있다.

 

1. 바다 위에 띄운 개념의 도시
어린 시절, 과학탐구대회에서 미래 도시를 상상하며 그림을 그려본 적이 있나요? 이를 현실화시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도시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인데요. 사우디아라비아 북서쪽 사막 한 가운데 면적 2만 6500km², 서울의 약 44배 크기에 달하는 미래형 도시 ‘네옴(Neom)’가 사우디에 들어설 예정입니다.

탄소 배출 제로 도시를 표방하는 네옴은 친환경 기술을 적극 활용합니다. 태양광 패널을 곳곳에 설치하고, 해안선을 따라 풍력 발전 터빈을 배치한 뒤 이를 통한 신재생 에너지로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대규모 시설을 갖출 계획입니다. 현재 전 세계 에너지 업계가 주시하는 그린 암모니아는 수소에 비해 경제성이 뛰어나고 폭발 가능성이 낮아 안전한 에너지원으로 인정받고 있죠. 바닷물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 기술’을 통해 고순도 수소를 만들고 이를 다시 활용해 암모니아를 제조하는 방식을 따릅니다. 하루 약 3500만 톤 생성된 친환경 암모니아는 도시 내 전력을 공급하고도 남을 수치라고 합니다.

도시 절반을 바다 위 부유식 산업 단지로 조성해 홍해와 맞닿은 물류 거점지로 만든 점도 인상적입니다. 물류센터는 로봇 공학과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통해 완전 자동화로 운영되며, 육지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독일 드론 업체 ‘볼로콥터’의 드론 택시 ‘볼로시티’에 탑승해야 하죠. 도시 거주민을 위한 주거 시설도 결코 평범함을 거부합니다. 자율주행차량을 위한 도로는 모두 지하에 설비하고, 지상에는 오직 보행자를 위한 도보를 조성할 예정입니다. 또한 여러 대의 군집 드론을 활용해 어두운 밤 바다에서 빛나는 세계 최대 크기의 인공 달을 만들 것이라 밝혔죠.

 

2. 스스로 사과를 따는 AI 애플 드론
농업은 가장 첨단 기술이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온실 내에서 온도와 습도, 수분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고, 과실의 발육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도입하고 있죠. 하지만 작물의 상품성을 분별하는 작업은 사람의 손을 거쳐야했죠. 크기와 모양, 숙성 상태를 평가한 뒤 품질을 나누고, 보기 좋은 것들은 매대로 못난 작물은 헐값에 판매하는 것이 수순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을 기반으로 한 테크 기업 테벨에어로배틱스테크놀러지(Tevel Aerobatics Technologies)가 출시한 애플 드론 ‘파(FAR: a Flying Autonomous Robot)’는 이런 관행을 깨뜨려 버렸습니다. 인공지능 카메라 기술을 탑재해 익은 사과를 판별하고, 드론에 장착된 그리퍼가 과일을 상하지 않게 수확합니다. 드론은 수확한 사과를 QR 코드를 부착한 트랙터 위로 안전하고 정확하게 운반합니다. 나뭇잎에 가려진 사과도 정확히 발육 정도를 파악할 수 있죠.

대규모 농장을 위해 여러 대의 드론과 트랙터를 배치해도 클라우드 기반 중앙 서버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에 서로 불필요한 개입 없이, 효율적으로 수확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노동력이 부족한 농가에 획기적인 혁신을 불러일으킬 듯합니다.

 

3. 가상 현실의 물건이 만져지는 VR 패널
시각과 청각을 넘어 촉각까지 더해 가상 세계에서의 생생한 경험을 돕는 디바이스가 탄생했습니다. 게임 안에서 손 끝에 에너지를 모아 빔을 쏠 때 장력이 느껴진다거나, 볼링 게임 속 공의 감촉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인공감각 기술을 적용한 VR 패널 ‘이머지 웨이브 원(Emerge Wave-1)’은 패널 위에 손을 올리면 센서가 손의 위치를 추적한 뒤 3D 볼륨 초음파를 방출해 가상 세계에서 매핑한 사물의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원리입니다. 크기는 약 26 x 29.8cm 남짓. 패널 위 0.9m 높이까지 손을 올릴 수 있고, 120도 주변부까지 초음파를 느낄 수 있습니다.

VR 헤드셋 ‘메타 퀘스트 2’와 연동할 수 있는 패널로 별도의 컨트롤러의 도움 없이 오직 인간의 손으로 게임과 애플리케이션 속 사물을 만지고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의 후기에 따르면 게임 속 유저들이 서로 악수를 할 수 있어 가상현실에서 사람들 간의 교감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만 실제와 비슷한 촉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초음파가 나오는 방향에 맞춰 손의 방향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하는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가 남아 있죠. 머지않아 멀리 떨어져 있는 연인, 가족을 가상세계에서 꼭 끌어안는 일이 가능한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