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호
대안 소재로 제시하는 새로운 기준의 미래
신태호는 소재를 중심으로 기술과 디자인을 연결하는 ‘소재 중심 디자인’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는 근미래 일상 소재로 버섯균사체를 제안하며 전년도 작업의 연장 선상으로써 〈대안-아닌(Not-Alternative)〉을 선보인다. 버섯균사체로 가구를 제작하여 대안 소재의 발견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결과물의 생산으로 확장된 가능성을 여러 방면으로 보여준다.
버섯균사체는 나무와 플라스틱에 비해 생소하지만, 자연과 제일 가까운 소재로서 관객에게 능동적으로 다가간다. 신태호는 자연의 방식에 따라 버섯균사체를 배양하고 가공하는 과정을 거쳐 가구를 만들어낸다. 이는 인위적이고 기술적인 것에 의존하기보다 본질적인 자연과 공존하는 공생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드러낸다. 생태의 주기와 흐름에 기반한 소재로 물질을 만드는 개념은 물질 생태 미학과도 연계되며 작품에 대한 흥미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대안-아닌(Not-Alternative)〉은 가상의 가구 브랜드 숍 ‘IKARE’로 연출되며 기존의 무언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소재의 산업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를 담아낸다. ‘IKARE’ 숍은 소재에서 생산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가지는데, 신태호는 이를 전시장에만 제한하지 않고 개개인으로 확장한다. 누구나 대안 소재를 만들고 활용하여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대안 소재가 일상이 되는 새로운 기준(New Normal)의 미래는 생산 주체가 모든 개인이 된다는 방향과 연계되어 있음을 관객에게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