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드정
유체의 움직임이 함유하는 공유의 모습
닥드정은 개인이 사회 속에서 무리 짓고 살아가는 모습을 사물의 움직임을 통해 표현하거나 물리적 변화를 가하여 구조를 비트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러한 작업들은 개인의 삶과 제도적 환경 사이의 관계에 대한 질문으로 나아간다.
이번에 소개하는 〈중력에의 의지 v2.0 Type A〉는 구조물의 움직임에 의해 주된 매체인 유체가 분리되고 합쳐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1960년대 NASA에서 우주선 연료 공급과 밀봉을 위해 개발된 자성유체는 현재 모터 회전축의 이물질과 마찰을 줄이기 위한 밀봉재로 사용되고 있다. 작가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물질의 효용성에 관심을 가지며, 물질과 형태의 변화 양상에 주목한다.
전시장에서 운동성을 드러내는 구조물은 표면 아래에 위치하며, 표면 위의 유체의 흐름을 불러일으킨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표면 위를 유동하는 유체는 하나의 덩어리였다가 파편들로 부서지는 방식으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유체와 구조물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설치물을 형성하고, 유체는 밑 부분의 중력을 거스르며 흩어지고 다시 만나는 과정을 거친다. 대상의 형상은 물질적 성질에 의해 이동하고 변화하며 유연한 형태를 보인다. 작업은 흐르고 변하는 지각의 상태를 기록하고, 모이고 퍼뜨려지는 대상을 인식해가는 과정에서 구도와 구성의 원리를 환기한다. 관객들은 이리저리 움직이며 갈라지고 합쳐지는 유체의 형상을 통해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의 개인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