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화와 용역(고재욱, 구수현)
2019, 5채널 비디오, 혼합매체, 가변설치

시각예술가 고재욱과 구수현으로 이루어진 재화와 용역은 미술 제도와 그 안에서 행해지는 노동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두고 작업한다. 그들은 기술 발전으로 생겨난 인공지능과 기계 로봇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듯이, 앞으로 미술관이라는 공간과 이곳의 노동 환경 역시도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프로젝트 <대체용역>은 미술관의 ‘공간’과 ‘노동’에 대한 미래적 상상을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미술 노동을 대체하며 변화할 가상의 미래 전시장을 구현한다. 재화와 용역에서 ‘재화’를 담당하고 있는 구수현은 도킹 가능한 간이의자나 무선충전시스템을 내재한 하얀 벽, 그리고 전시장 로봇청소기나 자동으로 분사되는 향을 가진 전시장 방향제 등 근미래를 구성하는 가상의 미술관에 배치될 사물을 소환한다. ‘용역’의 영역을 다루는 고재욱은 구수현이 만들어내는 전시장 속 개개의 사물에 이야기를 덧붙여 과거 미술관과 박물관 공간에 놓인 사물을 어떻게 사용해 왔는지를 되짚는 도큐멘테이션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그는 이야기가 발화하는 시점을 먼 미래로 상정하면서 각 사물이 발전하고 변화해 온 역사를 따라가는 동시에,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이야기를 이미 일어난 사건처럼 꾸미며 과거, 현재 그리고 근미래의 미술관을 새로운 타임라인 위에 위치시킨다.
이렇듯 미래의 관점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대체용역>은 다가올 근미래의 미술관이 현재의 미술관과 얼마나 비슷할 것이고 또 얼마나 다를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