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 시나위

2022.5.19
서성협
미래의 새로운 담론인 혼종을 조명하는 방법과 감각

서성협은 견고해 보이는 권위나 확고한 이원론 등의 사고방식에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예술 방법론 찾아가는 현대미술 작가이다. 원칙처럼 정해진 양식이나 위계가 만드는 서열화를 거부한다. 그는 전통과 현대, 서양과 동양 등이 막연한 가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미학적 시도로 동서양의 현대와 고전이 위계나 규칙 없이 섞여 있는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어 왔다. 예를 들어 교회와 사찰의 건축적 양식을 혼합하거나, 무속인의 방울 소리와 가톨릭 성가를 섞는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이종 혼합 악기도 만들어 왔다. 이 방식이 무작위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조화롭게 보이고 그럴듯하게 들리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악기의 형태와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전통 가옥에서 공간을 분할하거나 가리개와 장식으로 역할을 했던 병풍에서 착안한 것이다. 서성협은 이것을 한 폭씩 독립적으로 설 수 있도록 만들고 악기의 요소, 현이나 북과 같은 요소를 결합했다. 이 악기들은 전기 장치를 통해 스스로 연주하며, 소리를 낸다. 현악기와 타악기의 합주로 구성되어 제목도 ‘병풍 시나위’가 되었다. 시나위라고는 하지만, 전통악기 외에도 바이올린이나 첼로 등의 현악기 구성 요소가 결합하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번 제로원데이 퍼포먼스로도 선보이는 이번 프로젝트는 악기들과 인간 퍼포머들의 합주를 통해 또 다른 경계를 허물어 보는 시도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