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넌트 1 (그래서.. 어떻게 되었습니까?)

2022.5.17
박관우
인간 존재에 대해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

박관우는 사진,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간의 자의식과 정체성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탐구해왔다. 오래된 관념들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되는 그의 작품에서는 일상적인 사실이나 현상을 다시 보고 경험하게 되는 지점 혹은 특별한 상황이 연출된다. 관객들 혹은 퍼포머들은 그가 만들어 놓은 시-공간 내의 특별한 경험을 통해 오래된 관념들이나 일상의 선입견들을 전복시키는 여러 실험적 장치의 한 부분으로 동참하게 된다.

<커버넌트 1 (그래서.. 어떻게 되었습니까?)>는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기술에 대한 무의식적이고 맹목적인 믿음을 보이는 오늘날의 ‘현상’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된다. 이는 마치 ‘믿음’, ‘약속’을 담보로 하는 종교와 같은 맥락의 연속선 상에서 설명된다. 아브라함과 신이 절반으로 쪼개진 짐승을 놓고 첫 언약을 맺었던 모리야 산의 장면을 모티브로 삼는 작가는 약속과 그 기저의 욕망, 그리고 신화라는 키워드로 문제에 접근한다. 삶의 주체인 인간의 정체성, 그리고 물리적인 실존에 대한 그의 끊임없는 질문들은 신-믿음-인간-제물 등의 키워드로 연결되며, 문명의 주체이자 제물(담보)이 되는 인간의 형상이 되어 전시공간에 놓인다. 미라처럼 보이는, 실제로 라이프 캐스팅된 예술가의 발가벗겨진 채 절반으로 쪼개어진 신체를 바라보며 축적된 시간을 거슬러 기억하게 만드는 소리, 빛, 냄새 등의 다양한 감각 데이터들은 지금을 사고 있는 우리에게 ‘삶’과 죽음’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더불어, 미래로 연결되는 새로운 신체와 인간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 지점을 함께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