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ing Life

2022.5.17
옥정호
PBV(Public Built Vehicle) 구현을 위한 새로운 시각

옥정호는 사진, 영상, 퍼포먼스, 설치, 영화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현대미술의 전방위를 아우르며 현대사회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질문하는 작업을 지속해 오고 있다. 진지하지만 심각하지 않고, 유머러스하지만 가볍지 않은 그의 작품은 관객에게 하여금 눈에 보이는 사회적 현상 그 이면을 생각하게 한다.

ZER01NE DAY 2021에서 공개되는 〈Camping Life〉는 고공농성 중인 고소공포증이 있는 시각장애인 퀴어 무용수, 기자와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작품과 ‘movement that inspires’, ‘혁신, 혁신, 혁신, 혁신, 혁신, 혁신’, ‘Public Built Vehicle’이라는 문구가 쓰인 깃발을 들고 있는 인물사진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옥정호는 작품을 통해 고소공포증이 있지만, 고공농성을 해야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이야기하고, 시각장애인이자 퀴어라는 사회적 약자이자 소수자인 무용수라는 인물과의 대화를 통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반화와 통념에 질문을 던진다. 또한, 패션 사진처럼 보이는 눈을 가린 인물들이 들고 있는 깃발에 쓰인 텍스트는 어딘지 공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를 통해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현대사회의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것 같이 보이지만, 장밋빛 미래를 꿈꾸기에 현실은 여전히 복잡하고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씁쓸히 이야기한다.
고공농성을 ‘캠핑 라이프’라 부르는 작가의 풍자적 시선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빌리티의 확장과 가능성,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가져올 긍정적인 미래에 취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춰서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함에 대해 관객에게 조심스레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