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cent

2020.10.29
안성환
2020, 향수, 가변크기

설치 미술가 안성환은 ‘후각’을 활용하여 인간 실존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그에 의하면 후각이란 이성적인 영역보다 감성에 치중하는 영역으로 충동적, 심리적 효과를 자극한다. 본 프로젝트에서 후각은 인간의 존재 조건을 자각하게 하는 주요한 요소로서 작동한다.
안성환은 전통적인 향수 제조법 중 하나인 냉침법으로 인간 고유의 체취를 수집하고, 공정 과정을 거처 농축된 물질인 에센셜 오일로 ‘향수’를 제작한다. 향수의 향은 후각의 경로로 관객에게 전달되고, 관객의 각기 다른 경험과 성향, 감정에 영향을 받으며 반응한다. 향수의 제작 과정을 담은 퍼포먼스 비디오는 단순한 기록 영상의 역할을 넘어, 도구의 마찰을 통해 인간을 몸을 긁어내고 체취를 응집하는 낯선 행위를 통해 기묘한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my scent>는 장기 기억과 가장 밀접한 후각이라는 인지 방식을 통해 우리에게 인간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하고, 고유한 인간의 존재감을 각인시킴과 동시에 역의 환상을 자극한다. 이러한 각인과 발견은 오늘날 끊임없이 재정립되는 인간 존재에 대한 조건과 개인의 재현 가능성에 대해 다시금 질문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