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각은 오늘날의 디지털 환경이 우리에게 제기한 자연/기술/가상/물리 환경의 복잡한 시스템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기술 사회 문화적 이슈를 탐색한다. 그는 인간과 기계, 사물과 사회와 같은 다양한 주체 사이의 관계에 주목한다. 더불어, 기술과 사회, 문화 같은 다른 층위가 접촉하는 지점인 인터페이스에 관하여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이를 낯설고 새롭게 비틀어 연출하여 또 다른 가능성과 시야 탐구를 모색한다.

<Office Walker>는 우리 일상의 한 풍경을 재구성하여 우리에게 제시하는 시스템이다. 여느 곳에서 볼 수 있는 다소 오래되었지만 익숙한 사무실 풍경은 그 안을 돌아다니는 한 존재에 의해 비일상의 현장으로 변모한다. 공간을 유유히 돌아다니는 다족 보행 로봇은 동체 위에 모니터를 얹고 6개의 다리를 움직이며 관객의 움직임과 주변 변화에 반응하고 모니터에 이미지를 출력한다. 이미지는 주변 상황을 기록한 데이터를 딥 러닝 학습한 결과물이며, 이는 인간과 그들의 행위와 그 결과물인 사물, 쓰레기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결합물이자 과정 중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를 바라보는 관객은 어느새 ‘사무실-로봇-인간’의 시스템에 속한 존재가 되어 다른 외부 관찰자에게 또 다른 일상 속 비일상의 현장을 선사한다.
일상 속 사건, 로봇, 관객이 조성하는 각각의 수많은 연결고리는 또 다른 관객의 진입과 이탈, 그리고 그 상황에 대한 로봇의 또 다른 시각적 해석과 출력에 의해 새로운 연결과 상황을 만들어낸다. 실시간 연결 시스템 속에서 관객은 연결의 대상과 그 관계성에 대해 질문과 탐색의 동기가 될 수 있는 경험의 계기에 닿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