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ePainting II

2022.5.19
김예진
새로운 기술과 연결 방식으로 확장되는 개인의 영향력

김예진은 엔지니어로 정체성을 가지고 더 나은 미래를 기술로 상상하고 실천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의 주요 관심사인 로봇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협업’의 형태로 보여주고자 했다. 첨단 기술이 통제 불가능하거나 인간을 소외시킬 것이라는 막연한 거부감과 공포를 대신하여 창작과 감상이라는 과정으로 로보틱스와 메타버스에 대한 작가의 해석과 사유를 소개한다. 그 방법으로 그림 그리기라는 예술 활동이 로보틱스와 결합하여 사람과 로봇의 협업에 대한 가치와 가능성을 보여준다. ‘Sketching’은 복잡한 모양 또는 아이디어를 자연스럽게 표현할 방법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위한 손쉬운 도구이기도 하다. ‘그림 그리기’라는 창의력이 필요한 작업을 통해 로봇이 사람의 능력을 증강시키는 과정을 기술적으로 잘 드러내게 한다.

작품 감상과 프로그램 참여에 비대면이라는 성격을 활용하여, 관람객들은 텔레 페인팅을 경험하게 된다. 관람객들은 여러 사람의 소통이 가능한 버추얼 리얼리티 시뮬레이션을 통해 로봇과 협업하여 그림을 그려 볼 수 있다. 작가가 제안하는 그림은 물의 움직임, 웨이브 또는 파동과 같은 시각 움직임을 생성한다. 작가는 본인이 상상하고 추구하는 기술의 사회적 영향력을 파장과 물결, 물방울들의 모임과 움직임의 웨이브로 은유한다. 그리고 이는 움직임의 속성을 가시화하면서 전달하는 시각적 소통의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의 일상 감각과 예술 활동을 바탕으로 로봇과 사람의 협업을 보여주려는 작가의 시도는 우리 주변에 이미 활용되고 있는 첨단 기술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보다는 이미 물결처럼 밀려오는 인간과 기술과의 협업에 관한 가치 있는 잠재력을 상상해 볼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