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쿠이에서 온 소년

2020.10.29
윤재민
2020,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30분

윤재민은 소설과 영화의 형식을 차용하여, 가상의 소설에 기반한 ‘북토크 영상’과 ‘영화 예고편’을 제작한다. 정지돈 작가와 협업으로 구상한 <펑쿠이에서 온 소년>은 동명 소설에 대한 인터뷰 형식의 ‘북토크’의 기록 영상이지만, 참조하고 있는 본문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가상 소설의 서사에 기반한 영화의 예고편 <환상의 개> 역시 본편은 마찬가지로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을 예정이다. 북토크와 영화의 예고편을 통해, 본문이 참조하는 과거와 예고편이 예고하는 미래는 두 영상을 통해 더듬어 볼 수밖에 없다.
이 두 작업의 핵은 ‘허구’를 작동시켜 현실과 다른 세계에 대한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소설과 영화 매체의 가장 두드러지는 공통점이기도 하다. 다양한 의심의 여지를 만들고, 개개인의 서로 다른 추론을 가능하게 하여 역동적인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는 전제를 만든다고도 할 수 있다.
본 프로젝트는 북토크와 영화 예고편을 제작하는 일, 미래에 대해 상상하는 일, 현재를 확장하여 미래 시제를 그려내는 일, 그러니까 시간의 순서를 역치 시켜 미래를 소환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새로운 인식과 전환을 끌어내는 것임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