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있기 위해서

2020.10.29
이강일
2020, 2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0분

사운드 아티스트 이강일은 <말할 수 있기 위해서>에서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보조 솔루션을 개발해오고 있는 스타트업 UNBARRIER와의 협업을 통해, ‘수어’ 자체를 하나의 언어로 말하게 하고 그 말해진 수어를 다시 ‘듣는 것’을 시도한다. 이강일의 경우, 청각장애인의 소통 문제를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소리’로 변환하는 일에서만 찾지 않는다. 우선, 이강일은 수어 동작을 몸소 따라 하는 신체적 통역의 과정에 직접 동참하는 일을 ‘말하기’로 만든다. 이 말하는 과정은 수어 동작을 따라 하는 동시에 그것을 음성으로 통역하는 기구의 출력 과정을 통해 ‘듣기’를 동반한다.
<말할 수 있기 위해서>는 수어를 보고 따라 말하며 듣는 튜토리얼 영상이다. 프로젝트를 통해 이뤄지는 대화에서 참여자는 상대의 언어를 자신의 언어로 번역, 변환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말을 ‘듣게’ 되며, 나아가 서로를 ‘듣는다’라는 일의 깊이를 이해해본다.
본 프로젝트는 ‘청각’ 장애에서 ‘소리’라는 요소에 집중하지 않고, 또 그것을 마땅히 있어야 할 무엇의 결여로 보지 않는다. 본 프로젝트는 단지 신체적일 뿐인 한 종류의 소통 방식과 언어를 그 자체로 존재하게 하고 유효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