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평한 세계 FLAT WORLD
평평한 세계는 기존에 형성된 기준과 질서가 무너지고 모든 기준과 질서가 새로이 재편하며 구축될 새로운 미래의 도시 개념과 맞닿아 있다. 기술의 발전은 일원화된 중심을 해체하면서 현재 존재하는 도시와 도시 간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그 사이의 경계들을 침식시키면서 또 다른 범주로 환원되는 사회, 도시, 나아가 국가의 개념을 일으킬 수 있다. 그 가운데 근미래의 인류는 모든 것이 평평한 상태로 회귀하고, 이 평평한 세계는 다시금 이를 지탱하게 될 서브스트럭쳐 SUBSTRUCTURE와 슈퍼스트럭쳐 SUPERSTRUCTURE를 갖추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하부 구조와 상부 구조로 해석할 수 있는 이 두 개념은 도시와 국가 층위의 거대 사회 구조를 지칭하기도 하고, 구성하기도 한다. 이 중 서브스트럭쳐는 도시 인프라 및 환경과 같은 가시적이고 물질적인 지지체로서의 도시 형성에 관한 한 축을 담당하고, 슈퍼스트럭쳐는 정신적 활동을 포괄하는 가치 중심의 비가시적 지지체를 의미한다. 이와 같이 우리 인간의 생활을 아우르게 될 미래 도시를 상정하는, 이른바 평평한 세계에서 발현하는 새로운 질서와 관계를 상상해 보고자 한다.
멀티 휴머니티 MULTI-HUMANITY
멀티-휴머니티는 기술의 발전이 선도하는 미래에 점차 다각화-될 수-밖에 없는 인간성 혹은 인간의 형상을 조명하는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과 로봇, 그리고 인공지능과 같은 근미래의 새로운 사회 주체들은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자신을 이루는 한편, 서로 또-다른 상호관계를 형성해 내기도 할 것이며, 동시에 우리 인간과 그들 기계와 같은 이종 간의 결합에서 발현하게 될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할 것이다. 이렇듯 다원화된 인간 형상은 본래의 인격 개념 자체를 자기 확장하고 다양한 인격을 배출할 수 있으며, 이들 사이의 관계맺음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스스로 정립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기술의 시대를 대변하는 멀티-휴머니티의 개념은 인공지능의 등장이 촉발한 인간 역할의 다중화를 상징하는 확장하는 인간 SELF-EXPANSION과, 그 다양성이 불러일으킬 여러 인격의 유형을 특정한 방식으로 연결 혹은 매개하는 행위로부터 시작될 한층 더 복잡다단한 환경, 즉 앞으로 마주할 새로운 질서 NEW CONDITION을 우리로 하여금 떠올리도록 한다.
유동하는 모빌리티 LIQUID MOBILITY
유동하는 모빌리티는 현재와 미래의 사이 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근미래의 시간을 향하면서, 현재부터 근미래로의 발전 과정 속에서 마주하는 이동의 확장 개념을 포괄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이는 단순히 인간의 물리적 이동 수단의 변화에 따르는 일반적인 역사뿐만 아니라, 사회와 국가의 차원에서 통용되는 기술이나 문화와 같은, 좀 더 너른 이동의 범주를 유동적으로 아우르는 모빌리티를 뜻한다. 본관에서는 이처럼 확장된 이동의 개념을 물리적인 층위와 비물리적인 층위로 나누어 인식하며, 전자를 가시적이고 실제적인 이동을 구현하는 수단적 매체로, 후자를 비가시적이고 가상적인 이동의 의미로 설정한다. 그 가운데 신체적 이전 RELOCATION의 개념은 신체의 물리적 이동을 기반으로 한 이동 수단과 관련하여 그 발전의 가능성을 가늠한다. 확장된 이동의 개념을 구축하는 또 하나의 개념 축인 초월적 전이 TRANSFERENCE는 인간이 발명한 이동 수단을 넘어선 비물리적 이동, 다시 말해 철학적, 문화적, 인문학적, 기술적 가치의 변화를 이끄는 모든 이동성의 확장을 전제로 모빌리티를 재해석하고 그 새로운 다양성을 탐구한다. 이를 통해, 언제나 인간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어 왔던 이동과 이동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다면적으로 넓히는 동시에, 미래의 모빌리티에 대한 유동적인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ZER01NE DA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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