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01ne News] 테크놀로지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2022.3.14

인공 장기 만드는 3D 바이오 프린팅, 인류 최후를 종자 씨앗, 생체를 모방하는 드레스. 생각도 못했던 일들이 미래를 위해 진행되고 있다.

 

1. 3D 바이오 프린팅으로 인공 장기 만들기

‘이식할 장기가 없어 수술을 못 한다’. 미래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줄어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것으로 보입니다. 3D 바이오 프린팅이 인공 장기를 만들테니까요!

‘3D 바이오 프린팅’이란 3D 프린팅 기술과 생명 공학이 결합한 것으로, 살아 있는 세포를 프린팅해 인공적인 조직이나 장기를 제작하는 기술입니다. 소재를 조금씩 쌓아 올린다는 점에서 3D 프린팅과 비슷하지만, 사용되는 소재는 다릅니다. 바이오 분자, 세포, 생체 활성 물질 같은 것들이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프린팅이 어렵기 때문에 젤리처럼 부드러운, 알긴산(alginate), 콜라겐(collagen), 하이드로젤(hydrogel) 등의 물성의 재료를 혼합하여 사용합니다. 이렇게 3D 바이오 프린터로 분사하는 재료를 통틀어서 ‘바이오잉크(bio-ink)’라고 합니다.

3D 바이오 프린팅은 인체의 기능 복원과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환자 개인에게 맞춘 ‘맞춤형’ 형태로 제작되어 손상된 인체 조직과 기관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맞춤 제작이기 때문에 재료의 낭비를 막고, 제작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산업 측면의 가치도 높습니다. 2018년에는 영국 뉴캐슬 대학의 연구진이 인공 각막을 선보였고, 최근 미국의 재생의학 업체 오가노보(Organovo)는 간세포와 간 성상세포, 내피세포 등으로 이뤄진 인공 간 조직을 3D바이오프린터로 출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뇌, 심장, 간, 안구, 혈관과 같은 생체조직을 만드는 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이 밖에도 출력 속도, 세포 생존 가능성, 출력물의 균일성 등의 문제들이 더 많은 연구를 통해 해결되어야 하죠.

 

2. 인류 최후의 씨앗 금고

지구에 대재난이 일어나면 열리는 지하 46M 벙커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경상북도 봉화군에 위치한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 볼트’입니다.

‘시드 볼트(Seed Vault)’는 씨앗을 뜻하는 시드(Seed)와 금고를 뜻하는 볼트(Vault)가 합쳐진, 씨앗 금고입니다. 자연재해, (핵)전쟁, 테러, 기상이변 등으로 인한 식물 멸종에 대비해 장기적으로 종자를 저장하는 시설입니다.

시드 볼트는 전 세계에 단 두 곳에만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노르웨이! 2008년 첫 번째로 설립된 노르웨이 ‘스발바르 글로벌 시드 볼트’는 농작물 약 100만 종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 설립된 대한민국 경상북도 봉화군의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 볼트’는 야생식물 약 9만 종을 저장하고 있죠.

시드 볼트와 시드 뱅크와는 조금 다릅니다. 시드 뱅크(Seed Bank)는 자원화 이용과 연구 등 다양한 목적에 따라 수시로 종자를 꺼내 쓸 수 있도록 만든 시설로, 단기간 종자를 저장하는 시설입니다. 반대로 시드 볼트는 말 그대로 ‘언제 열릴지 모르는’ 인류 차원의 씨앗 금고로, 장기적으로 종자를 저장하는 시설이죠.

이렇듯 시드 볼트에 한 번 들어가게 된 씨앗은 다시 꺼내기 어렵습니다. 겹겹이 봉쇄한 철제 문, 곳곳에 설치된 CCTV, 규모 6.2의 지진까지 견뎌내는 강한 콘크리트 벽으로 설계되었죠. 또한, 씨앗은 살아 있는 생명체입니다. 죽지 않게 보관하기 위해 건조해서 껍질을 완전히 제거한 후, 영하 20도, 상대습도 40% 환경을 유지합니다.

언젠가 시드 볼트에 저장된 종자를 사용하는 날이 오게 될까요?

 

3. 실시간으로 변하는 드레스

패션 브랜드 오로보로스(AUROBOROS)는 재활용된 플라스틱과 소금 결정으로 드레스를 만들었습니다. 이 드레스는 마치 꽃이 자라나는 것처럼, 색깔과 모양이 실시간으로 바뀝니다. 이 옷의 이름은 ‘생체모방 드레스(Biomimicry dress)’ 입니다.

드레스의 형태는 민소매 로브입니다. 디지털 프로그래밍을 사용하여 패턴을 잘라내고, 재활용된 단단한 투명 플라스틱인 퍼스펙스(Perspex) 재료로 로브의 하단을 만들었습니다. 드레스 중앙에 있는 크리스탈 장식은, 몇 주에 걸쳐 배양되고 가열된 소금 결정이 손에서부터 자라나 위치하게 된 것인데요. 여기에 짙은 녹색 염료를 물들였고, 드레스 전체 색상이 묽은 녹색을 띠게 됐습니다. 이 드레스는 런던 빅토리아와 앨버트 뮤섬에서 열린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인공지능 로봇 아이-다(Ai-Da)가 입었습니다.

브랜드 오로보로스는 과학과 기술을 기성복과 결합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파울라 셀로(Paula Sello)와 알리사 아울베코바(Alissa Aulbekova)는 생체모방 개념에서 영감을 얻었는데요. 전시회 목표에 대해서는 “우리는 죽음이 지속 가능성의 핵심이라고 믿기 때문에, 관람객들도 죽음에 대한 더 넓은 생각을 하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인공지능 로봇 아이-다가 입은 실물 드레스는 자연 소멸합니다. 따라서 생체모방 드레스는 드레스가 완전히 일시적인 상태일 때 존재합니다. 이에 대해 파울라 셀로와 알리사 아울베코바는 “성장 과정이 덧없고, 궁극적인 끝이 있기 전에 번성하는 삶의 아름다움을 소중히 여기도록 상기시켜줄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