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그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사운드를 만들다 <데이터X사운드>

2020.12.7

<데이터X사운드> 클럽은 데이터를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하는가에 따라 데이터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것에 착안해,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해 그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사운드를 만들어보는 기회를 대중들에게 제공해보자는 취지에서 개설된 프로그램이다.

총 11명의 클럽 참가자들은 총 5주 동안 데이터와 사운드에 대한 워크숍을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그래밍을 실행하며 직접 결과물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생각을 활발히 교류할 수도 있었다. 나만의 사운드를 제작해보는 경험은 물론이거니와 데이터와 사운드를 활용한 융합예술에 대해 종합적으로 느끼고 체험해 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이 클럽 리더로는 데이터와 사운드를 공통 키워드로 가지고 있으면서 각자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쳐나가고 있는 ZER01NE 크리에이터 4인이 참여했다. 라이브 코딩 기반의 사운드 아트를 구현하고 이를 퍼포먼스 공연이나 전시의 형식을 통해 선보이는 ‘전자음악가 박성민’, 음악과 과학을 매개로 인간이 우주 또는 자연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전자음악가 박승순’, 예술과 과학 그리고 테크놀로지의 융합을 통해 다가올 미래의 새로운 인간에 대해 고민하는 ‘다학제 아티스트 언해피서킷(원종국)’, 라이브 오디오 스트리밍이 가진 예술 매체로서의 가능성을 깊게 탐구하는 ‘사운드 아티스트 이강일’이 그들이다.

<데이터X사운드> 클럽의 5주간 프로그램은 리더와 멤버 간의 소개와 클럽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가 이뤄졌던 1주 차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각 리더가 이끄는 4주 간의 모임으로 이어져 완성되었다.

클럽의 서문을 연 박성민 크리에이터의 <Sonic PI로 체험해 보는 데이터 소니피케이션(Sonification)>에서는 수많은 데이터 속에 살아가는 우리가 이 데이터들을 어떤 생각과 사고로 읽고 해석하며 표현하는가에 따라 각 데이터들이 가지는 의미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프로그래밍 언어 Rudy를 기반으로 라이브 코딩 환경에서 컴퓨팅을 통한 음악 창작 교육 목적으로 디자인된 오픈 소스 프로그래밍 소닉파이(Sonic PI)를 이용한 음악제작 및 사운드 프로그래밍 교육을 진행하여 데이터를 어떻게 사운드로 표현하는지에 대한 방법론 및 사운드에 대한 구조적 접근법 등에 대해 탐구했다.
또한 정부에서 제공하는 공공 데이터 통합 제공 시스템인 ‘공공 데이터 포털’ 통해, 어떻게 원하는 데이터를 읽어 올 수 있는지 방법을 살펴보고 읽어온 데이터를 각 멤버들이 해석 및 분석 한 후 이를 앞서 배운 소닉파이(Sonic PI)를 통해 사운드로 표현해보았다.

언해피서킷 크리에이터의 <창백한 푸른점을 향해>에서는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인터스텔라 메시지 등을 함께 살펴보고 태양계 무인 탐사선 보이저호(Voyager 1)의 데이터 분석, 즉 우주에서 온 전파 데이터의 특징에 대한 연구와 이를 오디오-비주얼라이제이션하는 과정을 함께 탐구했다.
멤버들은 리더와 함께 MAX/MSP 및 Python 프로그래밍의 기초와 우주 전파 데이터 분석 실습을 진행하며 과학 연구를 위한 데이터가 예술 작품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데이터를 활용한 예술 그리고 과학과 예술의 융합에 대해 한층 더 깊이 사유하고 탐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많은 멤버들이 매료되었다.

이강일 크리에이터의 <디지털 에코와 지체된 시간 감각>에선 라이브 오디오 스트리밍의 예술 매체로서의 특성에 대해 배우고, 로커스 소너스(Locus Sonus), 사운드캠프(Soundcamp)같이 스트리밍에 기반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콜렉티브에 대해 배웠다.
이날은 이강일 크리에이터 외에도, 위성희 퍼포머와 웨더리포트 김지연 작가가 함께 동석하여 그들이 진행한 디지털 에코를 활용한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를 관람하기도 하였으며, 멤버들과 함께 스트리머를 들으며 공간을 걷고, 물리적 거리와 데이터 송수신에 기반한 라이브 스트리밍이 발생시키는 시간차인 ‘지체된 시간 감각’ 경험하며 서로의 감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박승순 크리에이터의 <미래 도시의 사운드스케이프>는 독서모임과 기술 워크숍의 형식을 결합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리더가 알고리즘 개발자 이종필과 2017년 공동 개발한 AI 사운드스케이프 생성 시스템 ‘NEUROSCAPE’를 이용하여, 각자가 소유한 풍경 데이터가 AI 시스템을 통해 또 다른 청각 데이터로 변환되는 과정을 직접 구현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레이첼 카슨의 『센스 오브 원더』를 읽고, 멤버들 각자의 AI 사운드스케이프 결과물과 함께 미래 도시의 사운드스케이프는 과연 어떠한 모습일지에 대하여 결과물을 공유하고 토론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통해 인간과 기계 그리고 자연의 유기적 상호관계에 대한 담론을 나누고, 각자의 생각을 어떻게 작업으로 치환시키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데이터와 사운드에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래밍 체험과 이론을 배우고 리더와 멤버 간의 긴밀한 소통으로 채워나갔던 <데이터X사운드> 클럽이 마무리되었다. 클럽의 여운이 길었기에, 리더와 멤버들은 클럽이 종료된 7월 이후에도 자발적으로 만나 그간의 결과물을 서로 공유하는 별도의 쇼케이스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